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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마의 영화보기'에 해당되는 글 18건
2008/08/20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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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영화 리뷰 게시판에
<다크 나이트>를 재미없게 보면 비정상인가요? 라는 글을 어느 분이 마침 올리셨길래
오랫동안 계속되었던 귀차니즘을 극복하고 글 하나 올렸었습니다.

그 글을 좀더 수정하여 제 블로그에 옮겨옵니다.


<다크나이트> 재미없게 보면 비정상인가요?> 원글 링크
http://bbs.movie.daum.net/gaia/do/movie/menu/review/read?bbsId=review1&articleId=170485

<다크 나이트>에 대한 제 의견을 말하자면 꽤 잘 만든 블록버스터임에 틀림없습니다.
여기서 잘 만들었다는 건, 기술적으로 잘 만들었다거나 그저 재미있다는 의미가 아니라,
할리우드 메이저 스튜디오에서 돈 많이 들여 만든 블록버스터는
잘 하지 않으려는 얘기를 하면서도 관객을 끌어들일 수 있는 '있어보임'을 갖추었다는 얘기입니다.

많은 미국산 블록버스터가 매우 짜증나는 점 중의 하나는, 단순무식한 편가르기 때문입니다.

살다보면 조금씩 깨닫게 됩니다.
좋은 놈, 나쁜 놈 / 내 편, 반대편 / 얘는 선, 얘는 악.
이렇게 쉽게 판단하기엔 이 세상은 훨씬 복잡하고 이런 저런 사연이 많다는걸요.
사람 성격이나 사회 조직이나 복합적인 면을 내부에 다 가지고 있고,
그 긴장감이 팽팽하게 유지되면서,
같은 사람, 같은 조직이 모순적이기까지한 상반된 모습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런 얘기하려면 골치 아픕니다. 왕 단순한 편가르기가 쉽거든요.
블록버스터가 이런 얘기 섣불리 했다간 관객들은 짜증내기 십상입니다.
게다가 그 엄청난 자본 집약적 할리우드 스튜디오 동네에서
블록버스터가 망하기라도 하면 뒷감당 어찌 합니까?

하지만 <다크 나이트>는 이런 미묘한 점,
선과 악, 영웅과 악당은 복잡미묘한 관계의 긴장 속에 있어서
쉽게 재단하기 힘들다는 걸 비교적 멋지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래서 많은 관객이 멋지다고들 난리치고 있는거죠.
미국에서도 굉장히 흥행했구요.

 하.지.만.
<다크 나이트>라는 영화가 이렇게 멋진 것과는 별개로,
바로 그런 영화 내용에 열광하는 '일부' 관객들의 경우
우습게도 열광하는 영화의 주제와는 정반대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겁니다.

'흑백논리로 쉽게 재단하지 말라.'

이런 내용을 담은 영화가 멋지다고 열광하면서도,
이 영화가 재미없고 지루하다는 사람들에게
일부 사람들이 댓글로 주저 없이 이런 얘길하죠.

영화를 이해못해서 그런거야
어려서 그런거야
그런 얘길 하는걸 보니 영화 볼 줄 모르는군.
이게 재미없다니 공부 더 하고와.
너 이상해.
너 철학이나 심리학 모르지?
초딩이지?

웃기죠.

이 세상은 복잡하고 사람도 다양합니다.
100% 이렇다고 단정할 수 있는 것들은 없습니다.

바로 그런 얘기를 <다크 나이트>가 하고 있는데,
이 영화 좋다는 일부 관객이 재미없다는 사람들을 무식하다고 손쉽게 재단해버리면서
그런 의견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비난합니다.

사실, 자본주의의 첨병인 메이저 스튜디오에서 만든
값비싼 블록버스터 영화가 그런 얘길 해서 멋진거지,
이런 식의 얘기는 매우 많은 영화나 소설의 주된 주제였습니다.

<다크나이트>가 처음 꺼내든,
엄청 심오하고 멋진 철학이나 주제는 아니란 얘기입니다.

물론 저도 무척이나 멋진 영화에 대해서 정말 별 생각없이
"절라 재미없어. 짱나. 돈 아까워~~~"라는 식으로 쓴 리뷰나 평가들을 보면
울컥 열 받습니다.

예컨대 라스 폰 트리에의 <어둠 속의 댄서> 가 그랬죠.
관객 10명 내외 있었던 영화관에서 보는데. 옆자리 커플, 난리더군요.
"절라 재미없잖아. 거봐 내가 이거 보지 말자니까. 짜증 이빠이~~"
전 그때 영화보고 가슴이 먹먹해서 눈물 찍! 하고 있었는데 말입니다.

그 순간 이런 말이 목까지 차오릅니다.
"너 공부 더 하고 와서 영화봐."
"이런 영화는 시험봐서 시험 통과한 사람한테만 보여줘야 해" 라는 등의 말 말입니다.

하지만 그렇게 하지는 않습니다.
왜냐하면 관객들 각각 다 다른 배경을 가지고 있는거고,
인터넷이란 공간에서 그런 얘기를 할 권리를 박탈할 수는 없는거니까요.

게다가 돈 내고 영화보는 관객들한테 네 이해도가 떨어져서
영화 재미없다고 하는거니까 그런 말 말라는 건 뭡니까?

그런데 유독 <다크 나이트> 본 '일부' 관객들은 영화가 재미없다거나 별로라는 의견을
표출하는 사람들에게 꽤나 폭력적인 댓글을 달고 있습니다.
"영화 절라 훌륭한데 넌 무식해"라는 그런 얘기를요.

어디까지나 블록버스터 히어로물이 진화해간다는 관점에서 멋진거지,
이 영화에 대단한 철학이 담긴거라고 보지는 않습니다.

이게 옳다 저게 옳다 쉽게 재단하기 힘들다는 얘기를 하는 것에 대해 '철학'이라고까지 말하려면
일본 작가인 엔도 슈사쿠의 <침묵> 정도 되는급의 내공은 있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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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yes24.com/Goods/FTGoodsView.aspx?goodsNo=333937&CategoryNumber=001001021003003001

 저도 <다크 나이트> 좋아합니다. 멋진 영화 맞습니다. 맞고요.

하지만 그 영화에 열광하는 일부 관객들의 태도를 보면,
과연 진심으로 그 영화의 멋진 점을 잘 알고 옹호를 하는건지 의심스럽습니다.

그리고, 마치 그 영화에 대단한 철학이 담겼다고 얘기하는 건, 오봐로 느껴집니다.


PS
<다크 나이트> 불만 2가지
1. 원작 만화에 등장하는 캐릭터라서 그렇긴 하지만, 얼굴의 반쪽은 번듯한 외모, 나머지 반쪽은 해골바가지로 그리는 '투 페이스' 캐릭터는 너무 전형적인 설정이라 왕 식상.

2. 메기 질렌할, 어쩌면 좋냐? 배트맨이 좋아하기에 너무 매력이 떨어지잖아!!!!!!!
동생도 요즘 <페르시아의 왕자> 찍는다고 안습 급조 근육 만들어서 <브로크백 마운틴>에서의
매력이 떨어지두만. 누나도 안습이다!!

<다크 나이트> 매력 만점 1가지
1. 조커의 간호사 코스프레 ㅋㅋ 섹시한 조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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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 2008/08/20 16:09 | PERMALINK | EDIT/DEL | REPLY
영화가 어떤 의미를 가진다는 것보다 보는 사람들이 각자의 의미를 부여한다는 겁니다.

2,메기 질렌할 - 배트맨 비긴즈의 케이티홈즈가 더 보기 좋았다. 사랑스러움이 묻어나는 페이스였는데

메기는 너무 폭삭 노후한 페이스로 다크나이트를 3번 봤지만 도저히 적응이 안되는 ...

3. 조커 - 보면 볼수록 섹시! 총쏠때/ 터널안에서 바주카포를 날릴 때 헉 정말 섹시하더라구요.
뱃고동 | 2008/08/21 02:25 | PERMALINK | EDIT/DEL | REPLY
싸우면 똑같으니까 싸우는거지 누군 잘나고 누군 못났냐?
하는짓 보면 다 똑같은데 뭘 지네들끼리 서로 지가 잘났다고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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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4/10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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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무어의 다큐멘터리 <식코>를 봤습니다.

초반에 나오는 한 아저씨는 사고로 손가락 2개가 잘렸는데,
병원 가니 이러더랍니다.

약지는 도로 붙이는데 1만 2천달러, 중지는 6만 달러. 어쩔래?
대략 7~8천만원이 드네요.

가진 돈 별로 없고 의료보험도 없었던 그 아저씨는 결국 싸게 먹히는 약지만 도로 붙이고
돈만 있으면 도로 붙일 수 있는 중지는 쓰레기장에 보냅니다.

그 외의 사례도 허다합니다.

어린 딸이 고열에 시달려서 부랴 부랴 병원에 갔습니다.
이번엔 미국에서 제일 잘 나간다는 보험회사에 들어놓은 든든한 의료보험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병원에선 그 보험회사 보험은 안 받으니, 그 회사에서 하는 직영 병원에 가라고 하는거죠.
집 근처 병원에서 거절 당하고 병원 옮겨다니느라 길 바닥에서 몇 시간을 허비하다
어린 딸은 죽고 맙니다.

마이클 무어가 보여주는 미국의 민영 의료보험 시스템은
자본주의가 인간 존엄을 얼마만큼 밑바닥까지 훼손시킬 수 있는지 보여줍니다.

지금 한국을 광풍처럼 휩쓸고 있는 '경제 경제 경제 경제 경제' 살리기 열풍은 바로 이런
자본주의의 무차별적인 물신화를 보여줍니다.

돈 없으면 좋은 교육 못 받고,
돈 없으면 병 들어도 치료 못 받고,
돈 없으면 자기 자식 길거리에서 납치 당해도 손 쓸 길 없습니다.
돈 없어서 좋은 대학 못 나오면 공부 못해 네 스스로 비정규직 되었으니 88만원 받아 마땅한거고,
돈 없어서 어린애 늦게까지 혼자 집에 두고 일 나가는 엄마는 무책임하고 싸가지 없는 엄마됩니다.
돈 없어서 애 낳기 무서운 부부들은 자기만 아는 이기적인 요즘 부부 되는거구요.

사회주의 국가가 몰락한 것을 보고, 마르크스는 한물 갔다고 하죠.
서울대 김수행 교수가 퇴임한 뒤 정치경제학 전공한 교수는 채용도 못하는 현실이지만.
사람 몸까지 물신화되는 자본주의를 보면 매우 오래 전에 이런 일을 예측한
마 선생님 말 틀린 것 별로 없습니다.

의료 시스템이나 각종 사회복지 제도는 절대로 돈의 논리로 풀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그건 과격한 사회주의가 아니더라도, 사회 전체가 함께 부담해서 없는 사람은 보호해주고
혜택을 받게 해줘야 되는 겁니다.

얼마 전에 만난 대학원생 친구 말이 가슴 아프네요.

전에는 가난해도 불편할 뿐이지 창피한 건 아니었는데,
이젠 가난하면 불편한게 아니라 인간 존엄을 지키며 살 수 있는 최소한의 생활도
보장 못 받을 것 같아서 겁난다구요.

어제 선거에서 턱걸이긴 하지만 한나라당이 과반 의석을 넘었는데.
걱정이 많이 됩니다.

의료보험 민영화 되고, 대운하로 환경 파괴되고 그 동네가 또 광풍같은 부동산 개발에 들썩이게 되면
또 얼마나 많은 없이 사는 사람들이 아파해야 하는지 무척 걱정이 됩니다.
50%도 안되는 투표율이니 어쩝니까?
이 결과는 모두가 함께 책임져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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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또 다른 시선으로Another View | 2008/04/10 11:37 | DEL
여러분들은 얼마짜리 인생을 살고 계신가요? 당신은 당신들의 미래까지 확실하게 보장된 삶을 살고 계신가요? 이런 질문들에 긍정적인 반응을 할 수 있는 이들은 대한민국에 존재하는 자신들만 인정하는 0.1% 신귀족들에게나 해당되는 이야기일 것입니다. 가장 재미있는 다큐멘터리들을 만들어오는 마이클 무어가 지금 우리에게 가장 절실한 이야기를 해주고 있습니다. 바로 우리의 생명을 담보로 벌이고 있는 딜에 대한 이야기이기 때문이지요. 많은 이들이 동의하고 즐거워..
Tracked from Different Tastes™ Ltd. | 2008/04/10 13:31 | DEL
★★★★★ + ★ 마이클 무어가 미국의 민영 의료보험 제도에 관한 새 영화를 만든다는 소식을 처음 들었을 때 제 반응은 그리 열광적인 편은 아니었습니다. <볼링 포 콜롬바인>(2002)과 <화씨 9/11>(2004)을 통해 마이클 무어 특유의 작업 방식은 이제 충분히 알 수 있게 되었고 새 영화라고 해서 그 방식에서 특별히 달라질 것은 없을테니까요. 꼭 한번씩은 봐야할 영화들인 것은 분명하지만 보고싶은 마음에 개봉일자를 오매불망 기다리게 되지는 않는..
Tracked from BonGrandFather | 2008/04/10 16:23 | DEL
이명박 정부에서 의료보험 민영화를 추진하려는 모양이군요. 장점과 단점이 있겠습니다만, 현재 블로그를 비롯한 인터넷상의 분위기는 절대로 해서는 안 될일 이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 근거로 많은 분들이 '식코'라는 영화를 들고 있습니다. 일면, 그 영화에 맞는 이야기도 있습니다만, 부정적인 면이 실상을 왜곡할 만큼 과도하게 묘사 되어 있다는 점이지요. 전국민 의료 보험의 근간이 흔들리면, 저 소득층을 중심으로 의료 서비스 사각지대가 생긴다는 점은 충분..
Tracked from the Real Folk Blues | 2008/04/10 18:06 | DEL
식코 (Sicko, 2007) 이젠 더이상 딴나라 이야기가 아닐수도 있다 마이클 무어는 참 재주꾼이다. 화재와 논란을 동시에 일으키는 그는 단순히 나서기 좋아하고 태글걸기 좋아하는 정도를 넘어서서 논리적이고 치밀한 조사와 여기에 더나아가 조롱과 반어법을 통해 자신만의 색깔을 드러내며 사회적 메시지를 전달하는데 탁월한 재주를 갖고 있는 다큐멘터리 작가이자 연출가, 감독이다. 그의 2007년작 <식코 (Sicko)>는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믄 화제가 되었..
Tracked from Ripley Effect, | 2008/04/13 23:38 | DEL
사람들은 누구나 아플때 한없이 작아진다. 한없이 작아진 사람들은 어느곳이든 기대고싶고, 의지하고싶고, 나약해진다. 첫번째 경험으로는 고등학교 2학년 겨울방학에 폐결핵에 걸려 고등학교 3학년 겨울까지, 즉 수능시험을 볼 때까지 남들 열심히 공부할 시간에 약만 열심히 먹으며 병을 앓았었다. 체육시간에 운동장을 한바퀴 뛰고 난 뒤 가슴에 통증을 느끼며 피를 뱉어냈고 어머님은 그날 하교 후 바로 병원을 가자고 하셨었다. 병원에 가는 것까진 좋았으나 MRI...
Tracked from 후회하지 않도록- | 2008/04/14 11:40 | DEL
이명박 정권의 집권 이후 대운하와 건강보험 민영화가 계속해서 이슈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한 상황에서 4월 7일 '보건의 날'을 맞이하여 건강보험 민영화에 대해 한번 살펴보도록 하겠다. 현재 미국의 다큐...
Tracked from JelicleLim's Eye | 2008/04/14 22:22 | DEL
우리 사회의 구조는 일등이 모든 것을 가지는 구조로 개편되어 가고 있다. 이는 정보화, 산업화와 함께 급격한 변화로 밀어 닥치고 있는 현실이다. 누구나 두 번째로 좋은 노래를 듣기 보다는 첫 번째로 좋은 노래를 원한다. 10위권 이하의 가수의 CD를 사든, 베스트셀로로 누구나 귀에 꼽고 다니는 노래를 담긴 CD를 사건 가격에 차이는 없다. 그래서 이제 일등과 이등 이하의 존재는 감히 형용하기 힘든 거리를 가지게 된다. 파레토가 말한 20/80의 사회..
BlogIcon 신어지 | 2008/04/10 13:33 | PERMALINK | EDIT/DEL | REPLY
돈이 왠만큼 있어서는 택도 안되는 1%를 위한 나라로 가는 거죠.
선택했고 방관했으며 막지 못했으니 이제 그 댓가를 치를 수 밖에요.
BlogIcon 순간의나이쓰 | 2008/04/10 13:38 | PERMALINK | EDIT/DEL
으~~~~~~~ 네. 제 생각이 바로 그겁니다. 방관했으니 다같이 댓가를 치를 수밖에.
BlogIcon comodo | 2008/04/13 23:39 | PERMALINK | EDIT/DEL | REPLY
이 영화를 다들 봤다면 투표율이라도 좀 올랐겠죠? 에휴, 트랙백 남깁니다.
BlogIcon 순간의나이쓰 | 2008/04/14 10:12 | PERMALINK | EDIT/DEL
트랙백 타고 들어가서 글 잘 읽고 왔습니다. 에휴 이래저래 걱정되는 한국 사회입니다. 돈 없으면 안 아프길 기도라도 해야하는걸까요?
BlogIcon 야후리 | 2008/04/18 15:05 | PERMALINK | EDIT/DEL | REPLY
대통령 잘뽑던가 아니꼬우면 돈 잘벌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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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3/16 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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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드 비지트>

이스라엘과 프랑스 합작 영화 <밴드 비지트>를 봤습니다.

요즘 <색,계> <추격자>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와 같은 빡신 영화를 주로 봤습니다.
그런데 이 영화를 보니 따뜻함과 편안함을 미덕으로 지닌 영화를
만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새삼 생각하게 됩니다.  

따뜻하고 편한 영화는 그저 그런 영화가 될 가능성이 80% 이상 됩니다.
나쁘지도 않지만 별 감흥도 없는 허허실실 영화가 되는 거죠.
게다가 착한척 하다 보면 보수적으로 흐르거나,
눈물 흘리게 하려고 작정하고 달려들지만, 유치하기 짝이 없는 신파가 되기 쉽습니다.

이 모든 장애물을 넘어 착하면서도 내공있는 영화가 되려면, 감독이 참 잘해야 합니다.
토막나고 터져나가는 살과 피가 난무하는 강한 영상 시대에 이런 조용함으로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으려면 내공있는 '진실함'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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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하는 순간의 기분을 묻는 그녀에게 늙은 경찰 악단 단장은 말 대신 손짓을 보여줍니다.

그런데, 이 영화 <밴드 비지트>는 바로 그런 값진 진실함을 가졌습니다.
1시간 30분 간 극장에서 얼마나 편안하고 따뜻하게 앉아 있다 나왔는지,
끝난 뒤엔 적당한 온도의 사우나를 하고 나온 기분이더군요.

귀여운 소품인데, 맘껏 칭찬할 수 있는 영화는 <미스 리틀 선샤인> 이후 처음입니다.

줄거리는 간단합니다.
이집트의 경찰 악단이 이스라엘로 연주 여행을 왔습니다.
하지만, 아무도 마중을 나오지 않아 말도 잘 안 통하는 이들은 직접 연주회장을 찾아나섭니다.
그 와중에 동네 이름 발음을 잘못해서, 엉뚱한 동네에 잘못 도착하는데,
버스마저 끊겨 그 동네 주민들의 집에서 하룻밤 신세를 진다는 얘기입니다.  

그런데, 잘못 찾아간 그 동네가 어찌나 황량한지 맨처음엔 동네 풍경만 봐도 몸서리 쳐집니다.
저런데서는 하루도 못 지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죠.
권태가 덕지 덕지 늘러붙은 그런 동네거든요.
 
하지만 그 권태로운 동네를 가만히 들여다보니, 거기에도 소란스럽고 사연 있고 유머러스한 인생이 있는거죠.
여자랑 한번도 자보지 못해서 여자 앞에만 서면 머리에서 바다 소리가 들린다는 어수룩한 청년에,
멀리 가 있는 여친 전화 기다린다고 한밤중까지 공중전화 앞에 서 있는 남자애,
정말 섹시한 외모를 하고 그 동네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사연있어 보이는 여자도 있구요.  

동네 주민들의 아파트에 2~3명씩 흩어져 신세를 지게 된 경찰 악단은
단 하루지만, 그 삶 속에 들어가 서로의 삶을  본의아니게 들여다보게 됩니다.
과도하게 간섭하지도, 도와주지도 않고, 그냥 바라보고 스쳐 지나가는 인연이지만,
말 안해도 조용히 곁에서 바라봐주고 말없이 이해하는 풍경이 가슴 저릿합니다.

황량한 이스라엘의 한 동네에 한 밤중에 울려퍼지는 아랍 노래가 지금도 들려오네요.
그 음악 생각하면 미소가 조금 납니다. ^^

휴식같이 따뜻한 영화를 보고 싶으신 분들께 이 영화 추천합니다.
빨간 꽃 노란 꽃 꽃밭 가득 피도록 자판기 두드리며 노동에서 소외당하시는 분들,
이런 영화 한편 보시죠. 엉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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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스테판's Movie Story | 2008/03/20 11:39 | DEL
"밴드 비지트"는 우리에게 익숙치 않은 이스라엘 영화입니다. 영화는 이집트 알렉산드리아 경찰악단이 이스라엘을 방문하면서 벌어지는 일종의 해프닝을 다루고 있는데 해프닝이라는 것이 무언가 크게 한바탕 일어난다거나 하는 것이 아니라 이스라엘과 이집트, 앙숙의 두 국가의 인물들이 만나는 과정을 전체적으로 차분하게, 그리고 잔잔한 웃음으로 그리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의 한 마을의 사람들에게는 이집트 경찰악단의 방문은 지리한 일상을 깨는 하나의 사건이었고, 경찰..
BlogIcon 빈상자 | 2008/03/17 00:33 | PERMALINK | EDIT/DEL | REPLY
아~ 저도 빡신 영화들로 조금 회의적인 사람이 되버려서
이런 영화로 종종 인간성을 -조금이나마- 회복해야 될 것 같아요;;

봐야겠군요!
BlogIcon 순간의나이쓰 | 2008/03/21 14:28 | PERMALINK | EDIT/DEL
그러니까요. 요즘 빡신 영화가 너무 많았어요.
BlogIcon 스테판 | 2008/03/20 11:39 | PERMALINK | EDIT/DEL | REPLY
이집트-이스라엘 관계에 대한 이해가 크지 않은지라, 전체적으로 흐르는 분위기에 동화될 수 없어서 조금 아쉬웠어요^^
BlogIcon 순간의나이쓰 | 2008/03/21 15:19 | PERMALINK | EDIT/DEL
네. 저도 스테판님 글 일찌감치 읽었습니다. 읽으면서 공감 많이 했습니다. 배경지식이 없어서 아쉬운거죠. 아마 외국인이 <살인의 추억>을 보는 것과 비슷하겠죠. 당시 국가 행사에 학생이 동원되는 분위기를 잘 모르는 것과 같지 않을까요? 암튼 딴 나라의 디테일한 역사를 잘 모르고 보면 영화는 완전 이해하기 힘든 구석이 있쉼다. 그래도 전체적인 분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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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2/24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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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헨 형제의 영화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를 보고 왔습니다.
이 영화를 보려면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해야 합니다.
극렬한 폭력과 긴장감, 황량함을 2시간 남짓 견뎌내고 극장문을 나서면, 피곤함이 떼로 달려드니까요.

영화의 주인공은 무감각하게 사람을 죽이는 연쇄살인범입니다.  
그가 들고 다니는 저 '가스통'같은 괴상한 물건은 소를 도축할 때 쓰는 도구입니다. 그에게 살인이란 피와 살과 구구절절한 사연을 지닌 한 '인간'을 죽이는 것이 아니라, 동물을 도축하는 것 같다는 얘기죠.

스페인 출신 배우가 연기하는 연쇄살인범의 고요한 걸음걸이, 약간 느리고 조용한 말투, 묘한 표정을 보면 정말 소름이 끼칩니다. 영화 첫 시작부터 압도적인 폭력을 보여주는 이 연쇄살인범은 스크린 속에 모습을 나타내는 것만으로도 관객을 긴장하게 만듭니다.

영화는 물기 하나 없이 말라버린 건조하고 황량한 풍경 속에 벌어지는 살인과 추격전을 보여줍니다.
고요하기 짝이 없는 그곳에서 벌어지는 급작스럽고 무감각한 살해의 현장은 기묘하고 무서운 느낌을 불러일으키죠.

코헨 형제는 이 영화에서 말합니다.

마침내는 살인과 도축을 똑같이 여기기된 비인간성,
어떤 위험을 무릅쓰고도 돈을 쫓는 탐욕,
약육강식의 세상에서 늙은이들, 구닥다리들은 세상에서 조용히 물러나 변방에서 죽은 듯 살아야 목숨을 부지할 수 있다는 것.

이 3가지 법칙이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을 지배하고 있다고 말이죠.

이 영화를 보며 경험한 긴장과 황량함의 극치, 연쇄살인범에 대한 두려움은 얼마 전에 봤던 <추격자>의 경험을 훌쩍 뛰어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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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Different Tastes™ Ltd. | 2008/02/26 18:09 | DEL
★★★★★ 코엔 형제의 영화를 좋아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저도 무척 좋아합니다. 흥행 성적은 그리 대단한 편이 못되지만 일단 좋아하게 되면 무진장 좋아하게 됩니다. 간혹 코엔 형제의 영화이기에 갖게 되는 한없이 높은 수준의 기대치를 충분하게 만족시켜주지 못하는 작품이 나오는 일도 있습니다만 그 기본값은 언제나 수준 이상입니다. 코엔 형제의 영화는 그저 '코엔 형제의 영화'로만 따로 분류될 뿐 다른 작가들의 작품들과 뒤섞이지 않습니다. 어느새 10..
Tracked from 길에서 영화를 만나다 | 2008/03/04 13:39 | DEL
(*온통 스포일러만으로 구성된 글입니다) 최근 제80회 아카데미시상식에서 4개의 상을 받은 영화 코엔 형제의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No Country for Old Men> 받은 4개의 오스카중엔 원작 소설을 뛰어나게 각색했다고 해서 받은 각본상도 있는데... 이 영화는 이번에 각색에 관련해서만 아카데미외에도 골든 글로브와 미국작가조합상은 물론 뉴욕과 시카고를 거쳐 런던,토론토, 그리고 피닉스까지 각도시 비평가협회의 각본상이란 각본상을 깨끗히..
BlogIcon 빈상자 | 2008/02/25 15:34 | PERMALINK | EDIT/DEL | REPLY
오~ 저렇게 촌시러우면서도 동시에 강렬한 포스를 작렬하고 살벌한 캐릭터는 처음이었어요.

아직도 소름이 돋는다는...

코엔형제 정말 대단합니다.
BlogIcon 순간의나이쓰 | 2008/02/26 11:16 | PERMALINK | EDIT/DEL
진짜 그렇죠? 머리 스타일 정말 끔찍하고 옷차림이나 생김새도 촌스러운데 그렇게 강렬한 포스를 풍기다니.

저도 아직도 소름 돋습니다.

저 캐릭터는 나오는 것만으로 일단 관객을 무섭게 만들죠. 아카데미에서 상 탈만 합니다. 그런데 왜 남우조연상인지 모르겠어요. 주연인데..
BlogIcon 빈상자 | 2008/02/26 11:41 | PERMALINK | EDIT/DEL
ㅋㅋ 그렇네요. 주연인데..
BlogIcon 신어지 | 2008/02/26 18:09 | PERMALINK | EDIT/DEL | REPLY
영화 본 다음날 리뷰 쓰고 너무 피곤해서 잘 때 가위 비슷한 게 여러 차례 왔어요.
그래도 마음만은 가뿐했답니다. ^^
BlogIcon 순간의나이쓰 | 2008/02/26 21:50 | PERMALINK | EDIT/DEL
아이쿠, 정말 가위 눌